역몽이었다. 사랑하지 않는다 말하는 입은 거짓이었다. 그 말에 슬퍼 흐르는 눈물은 거짓이었다. 빈이 은우의 말에 눈물을 흘리는 것, 빈이 은우를 진심으로 사랑하는 것, 은우가 빈을 사랑하지 않는 것. 선명하게 비춰진 환상 속 장면은 모두 거짓이었다. 비가 내렸다. 비가 내려 안개가 차분히 깔렸다. 시계 속 숫자는 낮임에도 구름 속 세상은 밤이었다. 빈은 구...
w.리프 금방이라도 재채기가 나올 것같이 코 끝이 간지럽다. 몸에 열이 많아 습관적으로 창문을 열어두고 잔 탓이었다. 4월 아니랄까봐 아침마다 몸을 떨면서 이불 속에 숨게 만들던 꽃샘추위는 온데간데 없고, 창가에 불어오는 봄 내음이 예민한 빈의 코를 괴롭힐 뿐이었다. "빈아, 얼른 일어나! 학교 안 갈 거야? 벌써 7시 반이다!" 따뜻한 햇볕 쬐며 아침잠을...
줄줄이 아파트가 늘어서있는 비교적 번화한 길목을 지나, 2차선 도로를 건너 작게 난 샛길로 들어서면 대문 앞에 대나무를 심어둔 작은 집이 하나 나온다. 색색이 화려한 오방기가 바람에 나부끼는 곳, 나의 집이었다. 내가 아홉 살이 되던 무렵, 어머니가 신병을 크게 앓았다. 40도에 가까운 고열에 시달리며 생전 처음 듣는 욕설을 계속해서 중얼거리는 모습이 너무...
만약 누군가 어떻게 그가 모두 같은 사람이라는 걸 알 수 있었냐고 묻는다면, 그걸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빈아, 빈아... 저를 부르는 부드러운 음성을 따라, 깊은 무의식으로부터 찬찬히 걸어 올라본다. 그리고 마침내 수면 위로 머리를 내밀듯 현실 위로 눈을 반짝 뜨면. 여느 때고 한결같이 다정한 눈동자가, 저를 가만히 들여다보고 있었다. 빈아, 수업 끝...
첫사랑에 대하여 W.오비 “여보세요? 선배 오랜만이에요. 무슨 일이에요?, 바쁘냐고요? 아직은요. 배구도 끝나고 야구 시작하기 전까지는 한가할 예정이에요.” 퇴근 시간쯤 전화 한 통이 걸려왔다. 화면을 확인하니 옆 부서의 대학 선배한테서 걸려온 전화였다. 부탁이 있다는 말과 함께 주소를 부르더니 당장 달려오라고 했다. 선배가 불러준 주소는 근처의 대학병원이...
비단 w.jenny 1. “너로인해 곧 죽을지도 몰라.” 하, 깊은 한숨이 나왔다. 무시하고는 다시 앞으로 걸으니 아무렇지 않게 쫓아온다. 내가 뭘 그렇게 잘못했던가. 수도없이 고민했음에도 불구하고 떠오르는 일은 없었다. 저승사자도 아니고 서울 한복판에서 두루마기를 입고 다니니 걸어다닐때마다 모든 사람들이 쳐다보는 것은 당연했다. 결국 걸음을 멈추고는 남자...
아스트로 차은우 x 문빈 시즌 웹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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